[민원제출] 보건복지부와 국회에 요구합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합니다.
2024년 4월 4일 한국자살예방협회는 <자살 사망자 증가에 대한 적극적 대책 촉구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며, 현 시기 자살의 증가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책 등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자살예방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는 자살 위기에 놓인 사람들이 이미 많다는 의미이고, 긴급성명을 발표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한국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자살예방대책에서 소외되지 않고, 자살위험을 높이는 사회적 환경과 구조를 살피며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한국LGBTI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2014)에 따르면 응답자의 28.4%가 자살시도를, 35.0%가 자해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조사되었고, 연령이 낮은 18세 이하의 응답자의 경우 거의 두 명 중 한 명꼴로 자살 또는 자해를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성인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건강 연구」(2016)에서도 성소수자 자살생각이 일반인구집단보다 7.51배 높았고, 자살시도의 경우 9.25배가 높았습니다.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조사」(2022)에서는 청년 성소수자 41.5%가 최근 1년 동안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매년 발행되는 「띵동 상담지원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신건강/심리 문제는 주 호소 내용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시행 중인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살위험에 놓인 국민을 적극 구조할 책임을 가지고 있고(제3조), 자살위험에 노출된 개인이 처한 특수한 환경을 고려하여 성별ㆍ연령별ㆍ계층별ㆍ동기별 등 다각적이고 범정부적인 차원의 사전예방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2조) 하지만, 법 제정 이후 단 한 번도 성소수자들이 경험하고 있는 정신건강 위기 요인이 무엇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5년 주기로 시행하는 「자살예방기본계획」이나 「자살실태조사」에서도 성소수자 현황을 전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2023년 수립한 5차 자살예방기본계획 (2023~2027)에는 생명존중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방법부터 생애주기별 대상자 특성에 맞춘 자살예방정책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은 없습니다. 5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는 「자살실태조사」에서도 성별, 나이, 학력, 혼인상태, 교육수준, 기초생활보장 수급 여부 등을 일반적 특성 영역으로 조사하고 있지만, 이 자료만으로는 성소수자 현황을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청소년 성소수자 정신건강 위기를 매년 조사하는 것은 물론, 상담 서비스의 접근을 높이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트레버 프로젝트’ 는 매년 청소년 성소수자 정신건강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최근 18,000명 이상 참여한 2024 U.S. National Survey on the Mental Health of LGBTQ+ Young People 보고서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자료를 통해 미국에서도 지난 1년 동안 청소년 성소수자 중 39%가 심각하게 자살 시도를 고려했고, 12%가 자살을 시도하였으며, 응답자의 50%가 정신건강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 ‘레인보우 마인드(Rainbow Mind)’는 런던과 맨체스터에 거주하는 성소수자들에게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가정폭력이나 전환 치료에 대한 핫라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의 4차 최종견해(2017)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하여 자살의 사회적 원인을 다루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성소수자와 같은 특정 집단이 겪는 차별과 증오 발언 등 사회적 근본 원인을 다루는 것을 포함하는 자살예방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0년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위원장 성명을 발표하며, 사람의 생명은 인권의 출발점이고, 인간존엄성 실현이라는 기본권 보장의 본질적 요소임을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단법인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은 1,209명의 시민들과 함께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개정을 통해 성소수자 정신건강 위기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대상별 예방대책 수립에 ‘성소수자’를 포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2. 5년마다 시행 중인 「자살예방기본계획」에 성소수자를 포함해야 하고, .「자살실태조사」 일반적 특성 조사에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2005년부터 질병관리청 주관 하에 매년 실시되고 있는 「청소년 건강 행태조사」를 통해 청소년 성소수자의 정신건강(자살계획, 자살시도 등)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성소수자 자살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교육, 상담, 캠페인 등)을 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