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이라는 부당한 결정에 ‘커밍아웃’으로 맞선
변희수 하사와 함께하며.
트랜스젠더로서 군복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었던 변희수 하사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 전역하게 되었다. 전역심사를 연기해달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긴급구제 결정도 무시되었다. 성 확정 수술 이후 ‘심신장애’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고, '성기훼손'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본인의 삶이자 꿈이었던 군인이라는 신분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익숙한 얼굴,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이 주관하는 거리이동상담에서 1년 넘게 만났던 변희수 하사가 용기 있게 마이크 앞에 섰다. 전역이라는 부당한 결정에 커밍아웃으로 맞선 것이다. 불안과 우울이 자신을 삼키지 않도록, 상실감에 모든 것을 내려놓지 않고 부당한 전역 결정에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기록해왔다. 그리고 우리는 증언자이다. 변희수 하사가 젠더 디스포리아로 인해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군인으로서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겨왔는지를,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했고 성별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는 폭력적인 환경에서도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해갔던 모습을, 거리이동상담에 참여하는 또 다른 청소년 성소수자들과 함께 먹을 간식을 늘 준비해왔던 선한 성품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트랜스젠더는 군인이 될 수 없다는 부당한 결정에 담대한 용기로 맞서고 있는 변희수 하사의 당당한 발걸음에 함께 하겠다. 지금 당장 앞이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평탄한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야하는 지금, 그의 곁에 서 있을 것이다. 부당한 결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게 맞선 그의 행동은 거리이동상담 현장에서 만났던 또 다른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갔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은 변희수 하사에 대한 육군 전역심사위원회의 결정을 규탄하며, 그를 응원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인권의 영역을 확장하는 그 길에 서겠다. 부당함에 굴하지 않고 나로서 살기 위한 행동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2020년 1월 23일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