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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이재명 대통령, 성소수자와 만납시다!” 성소수자 권리 실현하는 국정 운영 촉구 기자회견

2025-06-13
  • “이재명 대통령, 성소수자와 만납시다!” 

    성소수자 권리 실현하는 국정 운영 촉구 기자회견  


발언문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 호찬


안녕하세요.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으로 함께하고 있는 호찬입니다.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부터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그리고 어제 치러진 장미 선거를 거쳐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이번 겨울은 길고도 혹독했습니다. 그 속에서도 우리는 광장에서 존재를 드러내고, 목소리를 내며 쉼 없이 싸워왔습니다.


무지개행동과 띵동은 21대 대선에 출마한 모든 후보들에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함한 성평등과 인권 관련 공약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성소수자의 존재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지워져 있고,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성소수자 관련 이슈를 의도적으로 외면해 왔으며, 오히려 존재를 지우는 데 급급했습니다.


현재 학교 성교육에서는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한 언급조차 금기시되고 있으며, ‘성평등’이라는 단어는 교육 현장에서 사라졌습니다. 모두를 위한 인권 교육과 성평등 교육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고, 성소수자 학생을 위한 상담 및 지원체계도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인권과 포용의 가치가 학교에서 사라지고 있고, 혐오의 언어가 학교 담장을 자유롭게 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성소수자 학생들은 가장 큰 피해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성소수자 청소년의 삶과 현실을 반영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청소년 위기지원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적 지원이 박탈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복지 현장에서도 성소수자는 배제되고 있습니다. 정책도 예산도 반영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종교계의 반발을 이유로 차별금지법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언급조차 회피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말하는 ‘사회적 합의’란 무엇입니까?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로 미루고 회피하는 모습은 무책임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제 새로운 정부는 달라져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은 분명히 약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보 시절 ‘빛의 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선언하셨습니다. 그 민주주의를 함께 만들어낸 이들 속에는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노동자 등 수많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광장은 만들어질 수도, 지켜질 수도 없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포기했다면, 계엄과 내란, 폭동 속에서 이 미래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이전 정부에서는 청소년 성소수자의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새정부에서는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하여 개편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혐오와 차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위기에 놓이더라도 안전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복지 환경을 만들어주십시오.

이제 정부는 더 이상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함께 만든 시민이자, 누군가의 친구이며, 가족이고, 동료입니다. 지금이 바로, 성소수자도 함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women/120130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