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 논평 ·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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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발언]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온전히 ‘나’로 살아보고 싶은 삶을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9월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날

'삶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성소수자 자살 예방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 규탄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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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찬 |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사무국장


띵동은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상담과 위기지원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국가 지원없이 2015년에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에 단 하나뿐인 기관으로 전국에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어려움이 있을 때 띵동의 도움을 청하고 있습니다.


띵동에 접수되는 위기 상담을 살펴보면 ‘청소년 성소수자’로 살면서 온전한 ‘나’를 가족, 친구, 주변 지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거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언어적, 정신적 폭력이나 차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주고 인정해주어야할 가족에게 오히려 인정받지 못하거나 신체적 폭력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이러한 차별과 혐오, 폭력으로 인해해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정신 건강 위험이 굉장히 높습니다. 매년 띵동에서 상담지원 분석하고 통계한 내용에 따르면, 정신건강/심리 문제는 주 호소 내용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국가나 사회에서는 여전히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해 살펴보지 않고 오히려 그 존재를 지우고 있습니다. 최근 국가인권회위원장으로 임명된 안창호는 동성애는 죄라고, 트랜스젠더로 인해 여성이 위협받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HIV가 확산된다는 혐오발언을 서슴치 않게 하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에서 운영하는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도 연구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그 존재를 지우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성교육에는 동성애를 비롯하여 다양한 젠더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삭제된지 오래이며, 성별이분법적이고 이성애, 유성애 중심적인 내용외에는 ‘비정상’ 혹은 ‘없는 존재’로 취급합니다. 이러한 교육은 아동/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성소수자에 대한 잘못된 정보, 편견, 혐오로 재생산되어, 청소년 성소수자 당사자들에게 그대로 폭력과 피해로 돌아옵니다.


띵동은 다양한 주제로 상담을 진행합니다. 정체성 고민이나 대인관계 등의 고민을 가지고 오는 청소년 성소수자들도 있지만, 자살 위기가 있거나 호소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도 적지 않게 띵동에 연락을 합니다. 개소 이후 9년간 242건의 자살 위기가 있거나 호소하는 상담을 띵동에서 경험했습니다. 연마다 약 30건 가까이 자살 위기가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 상담을 요청하고 있으며 한 건, 한 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무게감 있는 이야기와 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인 것이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단순히 1위가 아닌, 평균보다 2.4배 수치가 높으며 바로 아래 2위인 라투아니아보다 약 30% 격차가 발생합니다. 이 높은 수치중에서도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률은 더 높습니다. 2014년에 진행된 한국LGBTI커뮤니티 사회적 욕구조사에 따르면 18세 이하 성소수자는 46%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조사되었으며 청소년 성소수자의 삶을 겪었던 사람 중 두 명 중 한 명꼴로 자살을 시도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5년마다 ‘자살예방기본계획’과 ‘자살실태조사’를 수립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자살 예방과 정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살 뿐만 아니라 지난 10년간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연구는 단 한건도 진행된 적이 없습니다. 기초적인 현황 조차 파악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단순히 자살을 마주하고 위기를 지원하는 것에는 띵동도 성소수자 커뮤니티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루라도 빠르게 국가 차원에서 현황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합니다.


띵동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과 정신건강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의식하고 있으며, 올해 5월부터 ‘성소수자의 삶도 소중하다는 선언, 1만명 서명 캠페인’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하였습니다. 이 서명 캠페인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예방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져있으며 현재까지 1,36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 예방을 촉구하는 내용과 서명을 세계자살예방의날을 맞이하여 정부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청소년 성소수자의 자살과 정신건강 위가가 나아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요구하겠습니다.


‘자살예방기본계획’에 성소수자를 포함해야하며, ‘자살실태조사’ 일반적 특정 조사에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포함하여 성소수자의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야합니다. 또, 매년 진행하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현황을 확인하고 청소년 성소수자 정신건강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조사가 진행되어야합니다. 연구와 실태조사가 자살률을 당장 낮출 수 있을지는 확실할 순 없지만, 국가차원에서 성소수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성소수자의 정신건강과 자살율을 낮추는 첫 걸음입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온전히 ‘나’로 살아보고 싶은 삶을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