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내향 친구들이 그냥 던진 경주 여행을 실천에 옮겨 신난 성현
신입활동가 성현의 편지
안녕하세요, 6월부터 띵동에서 활동하게 된 성현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인사하는 것이 조금은 덜 어색해진 선선한 가을날에 여러분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어 무지 기쁩니다.
띵동에 들어오고 3개월이 폭풍같이(...) 지나갔고 그동안 저의 마음과 생각도 쉴새없이 변했는데요, 처음 띵동에서 활동하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창 밖으로 점점 변해가는 풍경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원서를 쓸 때만 해도 이제껏 지내고 공부하면서 느낀 점들을 띵동 활동을 통해 풀어가고 싶은 마음에 고조된 상태였습니다만, 막상 정말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과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와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살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앞선 걱정도 컸던 것 같습니다.)
띵동에 첫 출근하던 날, 띵동의 공간은 처음 온 제게도 편했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 선생님들이 환대해주었고, 신입활동가를 배려하여 3개월 동안 활동가 교육이 이루어져 저는 조금씩 천천히 띵동에, 활동에, 새로운 공간에 어우러져갔습니다. 하지만(!) 곧 띵동은 보금자리를 이동하게 되었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이사를 마친 뒤 임시총회를 열기도 했고, 3년 만에 열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즐거이 부스를 참여하며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직접 만났고, 긴 과정이었지만 띵동이 사단법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는 저의 청소년기를 보냈던 대구에서 띵동으로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기도 해 너무 기대되기도 합니다.
큰 뉴스도 많지만 사실 띵동에서는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동료 선생님 및 청소년들과 보내는 그 일상이 저에게 굉장히 힘을 주는데요. 아침에 띵동에 오면 공간을 돌보고 그날의 노래를 틀고는 활동가 선생님들끼리 서로의 아침을 묻습니다. 그리고는 각자의 자리에서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보낸 메세지를 확인하고 답장을 고민하고 맡은 일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또 방문한 청소년들이 있다면 그이들과 인사와 안부를 나누기도 하고, 그이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세계에 감탄하고 고민이 있다면 서로 궁리하기도 합니다. 저는 회의 시간을 좋아하기도 한데, 한 달 동안 이루어진 상담에서의 고민과 감정 나누면서 모든 활동가들이 서로를 돌보고 함께 띵동의 활동을 꾸려가고 있다는 느낌을 잊지 않게 해줍니다. 또 띵동이 어떻게 청소년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할 수 있을지 모두들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시간을 거치면서 더 구체적으로 저와 띵동의 방식과 속도를 찾아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다시 돌아가 띵동 면접을 보던 때를 떠올리며 편지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그날의 면접은 띵동에서 꼭 활동을 하고싶다는 마음이 더욱 들었던 '대화'였는데요. 띵동에서 만나게 될 청소년에게 저는 어떤 삶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시행착오와 실패'의 아이콘이지만, 그것에서 또 깨닫고 배우면서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말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띵동에서도 든든한 지희, 보통, 아델, 호찬, 상훈, 지은, 띵가띵가 선생님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끊임없이 성찰하고 '더 낫게 실패하면서' 흘러가도록 하겠습니다. 뒤죽박죽 첫 편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