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공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띵동의 든든한 협업자, 디자인 스튜디오 ‘석운동’을 소개합니다
기록: 띵동 회원모금팀 벗
진행: 띵동 회원모금팀 소라, 사무국장 호찬
휴우! 드디어 이사가 끝났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이 새로운 공간에 무사히 둥지를 틀었습니다.
띵동 새 센터의 도면 설계부터 모든 시공의 마무리까지 도맡아 완성해주신 든든한 동료들을 소개합니다. 가구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공간 디자인을 펼치게 되었다는 디자인 스튜디오 ‘석운동’! 밀양과 서울을 오가며 띵동의 멋진 공간을 만들어주신 석운동의 인테리어 에피소드, 함께 만나보시죠.
🌐석운동 홈페이지: https://seokundong.kr/
🔗석운동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eokundong/

왼쪽부터 ‘🪑석운동’ 제작실_근영, 동훈, 주호, 어진 / 디자인실_정연, 지원
(🔔소라) 처음 띵동으로부터 인테리어 협업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사실 넉넉한 예산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떤 논의를 하셨을지 궁금해요.
(어진🔌) 제가 휴가를 가 있을 때, 띵동 정민석 대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안 받으니 한 번 더 하시더라고요(웃음). 중요한 일이겠다 싶어 전화를 받았어요. “새 사무실을 구하고 있다” “석운동이 인테리어를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 부탁을 하시더라고요. 정민석 대표님과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지만(*어진 님은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활동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회사는 저 혼자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니까 지원 실장에게 바로 연락을 했어요. 조건도 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재미가 있어야 하니까요.
(지원🏄♂️) 어진 님이 처음으로 말하길, “까질 일이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까질 일’이라는 건 업계 용어인데요, 정산을 해보았을 때 회사 입장에서 이윤이 많이 남지 않는 일을 말해요. 저희 석운동이 돈 되는 일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외부적으로 근사해 보이는 미술관과의 협업에서도, 어떠한 가치를 우선시한다거나 욕심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회사 운영에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어진 님이 시민운동사회의 관계 안에서 일을 받아 오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회사를 배려하며 제안을 한 상황에서 저는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어요. 석운동에게 배움이 되는 현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여러 친구들이 생길 기회가 되겠다 싶어 디자인실에도 정식으로 제안을 하게 되었죠.

제작실장 어진, 디자인실장 지원
(🔔소라) 그렇게 디자인실의 정연 님도 함께하게 된 것이군요. 띵동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며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정연) 센터 입구, 활동가 사무 공간, 그리고 청소년 성소수자 휴게공간(오픈홀)의 동선을 분리하되 벽으로 완전히 막지 않는 것을 디자인하면서 ‘눈높이’를 신경썼어요.
(🏄♂️지원) 인테리어의 관점에서 띵동 센터가 특수한 것은, 사적인 장소와 공적인 장소가 뒤섞여있다는 것이에요. 저희가 하는 일은 그것을 분리하는 일인데, 정연 님이 가구들의 높낮이로 그 디테일을 고민해줬어요.

활동가 사무공간과 오픈홀 사이의 투명한 창 앞에서. 왼쪽부터 디자인실 정연, 제작실 동훈, 주호
(🔔소라) 활동가 사무공간과 오픈홀 사이에는 투명한 창이 있잖아요. 이 창의 눈높이는 어떤 기준으로 설계하신 건가요?
(🍛정연) 일어서면 서로가 보이지만, 앉았을 때에는 보이지 않죠.
(🔔호찬) 아직 그런 일은 없었지만,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황에 활동가가 일어서면 오픈홀에 있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고 느꼈어요.
(🔔소라) 반대로, 활동가에게 말을 걸고 싶은 청소년이 오픈홀에서 벌떡 일어나면 사무 공간에 앉아 있는 활동가와 눈이 마주치기도 해요.
(🏄♂️지원) 그런데 주도권은 청소년에게 조금 더 있죠. 활동가의 시선에 닿고 싶지 않은 분이라면, 책장 사이로 들어가서 웅크려 앉으면 되니까요. 센터 입구에서 복도를 지나 오픈홀로 오기까지 서서히 좌식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단계를 만들어준 것도 있어요. 새로운 센터에는 카페트를 깔자고 제안 드린 이유예요.
(🔔소라) 참 신기해요.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본격적으로 초대하기 전, 저희 자원활동가 띵가띵가 선생님들을 모시고 스무 명 정도가 오픈홀에 둘러 앉아보았는데요. 활동가들이 따로 안내하지 않았는데 저마자 책꽂이에 등을 기대고 앉고, 기호에 따라 의자나 소파에 앉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바닥과 소파를 이용하시더라고요. 공간의 의도가 한 순간에 실현되는 순간을 보았어요.

NEW! 석운동에서 직접 제작한 오픈홀의 이동식 책장
(🔔소라) 제작실의 목수님들은 이번 작업이 어떠셨어요? 띵동의 현장에서 특별한 것이 있었다면요?
(🔨동훈) 저는 이제 일 년차인 초보 목수인데요. 띵동은 저에게 첫 ‘현장목공’이었어요. 밀양에 있는 작업장에서 자재를 가져다가 띵동 센터에 도착해 현장에서 재단을 하고 가구를 짜맞추는 것을 현장목공이라고 하는데요. 이 경험을 띵동에서 처음 해보았다는 게 의미가 커요. 석운동 일을 하면서 연대활동도 같이 할 수 있어 새롭게 다가왔고요.
(🌳주호) 저도 현장목공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띵동 작업을 하며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오픈홀에 있는 이동식 책장은 제가 도면 디자인부터 가구 제작까지 처음과 끝을 모두 진행해보았는데요. 띵동의 중요한 공간인 ‘젠더표현존’을 책장에 접목해서, 책장 안에 거울을 붙이고 화장대를 만드는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었어요. 목공 뿐만 아니라 공간을 전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공부가 많이 되었어요.
(❤️근영) 저는 석운동에 입사한 지 이제 막 한 달이 되어서, 띵동 작업은 밀양 작업장에서 지원을 했어요. 말로만 듣다가 실제 공간에는 오늘 처음 와보았는데, 직접 보니 역시 석운동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왼쪽부터 제작실 근영, 동훈, 주호
(🔔소라) 띵동 사무국장 🐯호찬 님이 인테리어와 관련해서 석운동과 가장 많은 소통을 하셨죠.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
(🐯호찬) 아무래도 저희 띵동이 이사를 하게 된 게 정확히 말하면 급하게 쫓겨나는 입장이었다 보니, 적은 예산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게 사실이에요. 예쁜 건 우선순위가 아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운동에서는 센터의 동선, 청소년들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게 될 눈높이 같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제안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띵동이 들어오기 전에 있었던 치과에서 두고 간 커다란 거울이 있었는데, 석운동이 그걸 젠더표현존에 설치해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시기도 했고요.
(🔔소라) 저희가 ‘선택한 공간’에 들어간 게 십 년만에 처음이에요. 이제까지 주어진 공간을 후원받는 구조였기 때문에요. 그런 것 있잖아요, 길에서 주워 온 가구로 살아가는 것과 내가 내 집에 맞게 적절히 구성한 가구로 살아가는 것이 다른 것 말이에요. 이 부분에서 석운동이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던 것 같아요. 정민석 대표님이 새 공간을 보고 올 때마다 “10년만에 이렇게 예쁜 공간은 처음이에요!”라고 기뻐하던 모습이 자꾸 떠오르네요.
(🏄♂️지원) (흐뭇한 미소) 다행입니다.



띵동 새 공간의 페인트칠, 가구 마감칠에 자원활동을 함께한 석운동의 친구들
(🔔소라) 새 공간에 페인트칠을 할 때, 띵동 활동가들도 놀랄 만큼 석운동의 친구들이 자원활동을 하러 많이 오셨어요. 다들 어떻게 모이게 된 건가요?
(🏄♂️지원) 석운동이 장애학 세미나를 해요. 저는 목공소에서 일을 시작해 현장에서 배운 잡다한 지식으로 공간디자인을 10년째 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대학을 다니지 않고 공간에 관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고전을 쫓아가다 보니 건축과 공간의 담론이 너무 남성적이고 폭력적인 거예요. ‘이런 것만 읽어서는 안 되겠다’ 하던 때에 전장연 시위(장애인 이동권 투쟁)와 겹쳐 세미나의 주제를 장애학으로 좁혔어요. 띵동에 페인트칠을 하러 온 친구들은 이 세미나를 같이 하는 분들이에요. “우리 띵동에 페인트칠 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부족해요, 같이 하실 분?”이라고 남기니 이렇게 많이 오신 거예요. 사실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오셔서 밥값에, 술값에, 돈을 아낀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웃음).
(🔌어진) 페인트칠 뿐만 아니라 가구 마감칠도 함께 했는데요. 다른 현장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매끄럽게 나왔어요. 합판이 가시가 많은 편이라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것에 걱정이 있었는데, 이렇게 매끈매끈해요.
(🔔소라) 어진 님은 띵동 센터에 오시면 창틀(나무 마감)부터 만져보시더라고요. (일동 웃음)

띵동 부엌 시공을 직접 하고 있는 제작실장 어진
(🔔소라) 띵동 인테리어 협업의 첫 단추를 끼워주신 어진 님,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남겨주신다면요?
(🔌어진) 빠듯하지만 뿌듯한 작업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자원활동 등으로) 품을 내어주었고요. 띵동도 원하는 공간을 꾸려가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겠죠. 그 결심에는 자원과 노동이 필요하니까요. 띵동 이사와 인테리어에 소요된 비용이 모금으로 충당된다고 알고 있어요. 네이버 해피빈 모금이 이제 막 50%를 넘겼다던데, 저도 띵동에 약간의 정기기부를 하고 있지만 원래 품은 아는 사람들끼리 조금 더 내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이사 이후에도 공간을 꾸려나가는 데에 계속 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금에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이버 해피빈 모금 한 130% 정도로 마칠 수 있게 해주셨으면! 저도 조금 보태겠습니다.
연대의 마음으로 띵동 인테리어에 흔쾌히 함께해주신 팀 ‘석운동’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더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를 만나게 될 앞으로의 띵동을 응원해주세요!
[긴급모금 ~4월 30일까지]
띵동 상담실에 추가 ‘방음’ 시공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성소수자가 안전하게 상담을 받고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담실’을 함께 만들어주세요!
👉 ‘띵동 상담실 긴급 모금’ 바로가기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공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띵동의 든든한 협업자, 디자인 스튜디오 ‘석운동’을 소개합니다
기록: 띵동 회원모금팀 벗
진행: 띵동 회원모금팀 소라, 사무국장 호찬
휴우! 드디어 이사가 끝났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이 새로운 공간에 무사히 둥지를 틀었습니다.
띵동 새 센터의 도면 설계부터 모든 시공의 마무리까지 도맡아 완성해주신 든든한 동료들을 소개합니다. 가구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공간 디자인을 펼치게 되었다는 디자인 스튜디오 ‘석운동’! 밀양과 서울을 오가며 띵동의 멋진 공간을 만들어주신 석운동의 인테리어 에피소드, 함께 만나보시죠.
🌐석운동 홈페이지: https://seokundong.kr/
🔗석운동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eokundong/
왼쪽부터 ‘🪑석운동’ 제작실_근영, 동훈, 주호, 어진 / 디자인실_정연, 지원
(🔔소라) 처음 띵동으로부터 인테리어 협업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사실 넉넉한 예산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부에서 어떤 논의를 하셨을지 궁금해요.
(어진🔌) 제가 휴가를 가 있을 때, 띵동 정민석 대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안 받으니 한 번 더 하시더라고요(웃음). 중요한 일이겠다 싶어 전화를 받았어요. “새 사무실을 구하고 있다” “석운동이 인테리어를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 부탁을 하시더라고요. 정민석 대표님과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지만(*어진 님은 경남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활동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회사는 저 혼자 일을 하는 곳이 아니니까 지원 실장에게 바로 연락을 했어요. 조건도 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재미가 있어야 하니까요.
(지원🏄♂️) 어진 님이 처음으로 말하길, “까질 일이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까질 일’이라는 건 업계 용어인데요, 정산을 해보았을 때 회사 입장에서 이윤이 많이 남지 않는 일을 말해요. 저희 석운동이 돈 되는 일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외부적으로 근사해 보이는 미술관과의 협업에서도, 어떠한 가치를 우선시한다거나 욕심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회사 운영에 사실상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어진 님이 시민운동사회의 관계 안에서 일을 받아 오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회사를 배려하며 제안을 한 상황에서 저는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어요. 석운동에게 배움이 되는 현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여러 친구들이 생길 기회가 되겠다 싶어 디자인실에도 정식으로 제안을 하게 되었죠.
제작실장 어진, 디자인실장 지원
(🔔소라) 그렇게 디자인실의 정연 님도 함께하게 된 것이군요. 띵동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며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정연) 센터 입구, 활동가 사무 공간, 그리고 청소년 성소수자 휴게공간(오픈홀)의 동선을 분리하되 벽으로 완전히 막지 않는 것을 디자인하면서 ‘눈높이’를 신경썼어요.
(🏄♂️지원) 인테리어의 관점에서 띵동 센터가 특수한 것은, 사적인 장소와 공적인 장소가 뒤섞여있다는 것이에요. 저희가 하는 일은 그것을 분리하는 일인데, 정연 님이 가구들의 높낮이로 그 디테일을 고민해줬어요.
활동가 사무공간과 오픈홀 사이의 투명한 창 앞에서. 왼쪽부터 디자인실 정연, 제작실 동훈, 주호
(🔔소라) 활동가 사무공간과 오픈홀 사이에는 투명한 창이 있잖아요. 이 창의 눈높이는 어떤 기준으로 설계하신 건가요?
(🍛정연) 일어서면 서로가 보이지만, 앉았을 때에는 보이지 않죠.
(🔔호찬) 아직 그런 일은 없었지만,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황에 활동가가 일어서면 오픈홀에 있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고 느꼈어요.
(🔔소라) 반대로, 활동가에게 말을 걸고 싶은 청소년이 오픈홀에서 벌떡 일어나면 사무 공간에 앉아 있는 활동가와 눈이 마주치기도 해요.
(🏄♂️지원) 그런데 주도권은 청소년에게 조금 더 있죠. 활동가의 시선에 닿고 싶지 않은 분이라면, 책장 사이로 들어가서 웅크려 앉으면 되니까요. 센터 입구에서 복도를 지나 오픈홀로 오기까지 서서히 좌식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단계를 만들어준 것도 있어요. 새로운 센터에는 카페트를 깔자고 제안 드린 이유예요.
(🔔소라) 참 신기해요. 청소년 성소수자들을 본격적으로 초대하기 전, 저희 자원활동가 띵가띵가 선생님들을 모시고 스무 명 정도가 오픈홀에 둘러 앉아보았는데요. 활동가들이 따로 안내하지 않았는데 저마자 책꽂이에 등을 기대고 앉고, 기호에 따라 의자나 소파에 앉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바닥과 소파를 이용하시더라고요. 공간의 의도가 한 순간에 실현되는 순간을 보았어요.
NEW! 석운동에서 직접 제작한 오픈홀의 이동식 책장
(🔔소라) 제작실의 목수님들은 이번 작업이 어떠셨어요? 띵동의 현장에서 특별한 것이 있었다면요?
(🔨동훈) 저는 이제 일 년차인 초보 목수인데요. 띵동은 저에게 첫 ‘현장목공’이었어요. 밀양에 있는 작업장에서 자재를 가져다가 띵동 센터에 도착해 현장에서 재단을 하고 가구를 짜맞추는 것을 현장목공이라고 하는데요. 이 경험을 띵동에서 처음 해보았다는 게 의미가 커요. 석운동 일을 하면서 연대활동도 같이 할 수 있어 새롭게 다가왔고요.
(🌳주호) 저도 현장목공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띵동 작업을 하며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오픈홀에 있는 이동식 책장은 제가 도면 디자인부터 가구 제작까지 처음과 끝을 모두 진행해보았는데요. 띵동의 중요한 공간인 ‘젠더표현존’을 책장에 접목해서, 책장 안에 거울을 붙이고 화장대를 만드는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었어요. 목공 뿐만 아니라 공간을 전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공부가 많이 되었어요.
(❤️근영) 저는 석운동에 입사한 지 이제 막 한 달이 되어서, 띵동 작업은 밀양 작업장에서 지원을 했어요. 말로만 듣다가 실제 공간에는 오늘 처음 와보았는데, 직접 보니 역시 석운동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왼쪽부터 제작실 근영, 동훈, 주호
(🔔소라) 띵동 사무국장 🐯호찬 님이 인테리어와 관련해서 석운동과 가장 많은 소통을 하셨죠.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
(🐯호찬) 아무래도 저희 띵동이 이사를 하게 된 게 정확히 말하면 급하게 쫓겨나는 입장이었다 보니, 적은 예산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게 사실이에요. 예쁜 건 우선순위가 아니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운동에서는 센터의 동선, 청소년들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게 될 눈높이 같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제안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띵동이 들어오기 전에 있었던 치과에서 두고 간 커다란 거울이 있었는데, 석운동이 그걸 젠더표현존에 설치해서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시기도 했고요.
(🔔소라) 저희가 ‘선택한 공간’에 들어간 게 십 년만에 처음이에요. 이제까지 주어진 공간을 후원받는 구조였기 때문에요. 그런 것 있잖아요, 길에서 주워 온 가구로 살아가는 것과 내가 내 집에 맞게 적절히 구성한 가구로 살아가는 것이 다른 것 말이에요. 이 부분에서 석운동이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던 것 같아요. 정민석 대표님이 새 공간을 보고 올 때마다 “10년만에 이렇게 예쁜 공간은 처음이에요!”라고 기뻐하던 모습이 자꾸 떠오르네요.
(🏄♂️지원) (흐뭇한 미소) 다행입니다.
띵동 새 공간의 페인트칠, 가구 마감칠에 자원활동을 함께한 석운동의 친구들
(🔔소라) 새 공간에 페인트칠을 할 때, 띵동 활동가들도 놀랄 만큼 석운동의 친구들이 자원활동을 하러 많이 오셨어요. 다들 어떻게 모이게 된 건가요?
(🏄♂️지원) 석운동이 장애학 세미나를 해요. 저는 목공소에서 일을 시작해 현장에서 배운 잡다한 지식으로 공간디자인을 10년째 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대학을 다니지 않고 공간에 관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고전을 쫓아가다 보니 건축과 공간의 담론이 너무 남성적이고 폭력적인 거예요. ‘이런 것만 읽어서는 안 되겠다’ 하던 때에 전장연 시위(장애인 이동권 투쟁)와 겹쳐 세미나의 주제를 장애학으로 좁혔어요. 띵동에 페인트칠을 하러 온 친구들은 이 세미나를 같이 하는 분들이에요. “우리 띵동에 페인트칠 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부족해요, 같이 하실 분?”이라고 남기니 이렇게 많이 오신 거예요. 사실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오셔서 밥값에, 술값에, 돈을 아낀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웃음).
(🔌어진) 페인트칠 뿐만 아니라 가구 마감칠도 함께 했는데요. 다른 현장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매끄럽게 나왔어요. 합판이 가시가 많은 편이라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것에 걱정이 있었는데, 이렇게 매끈매끈해요.
(🔔소라) 어진 님은 띵동 센터에 오시면 창틀(나무 마감)부터 만져보시더라고요. (일동 웃음)
띵동 부엌 시공을 직접 하고 있는 제작실장 어진
(🔔소라) 띵동 인테리어 협업의 첫 단추를 끼워주신 어진 님, 이 인터뷰를 읽고 있는 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남겨주신다면요?
(🔌어진) 빠듯하지만 뿌듯한 작업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자원활동 등으로) 품을 내어주었고요. 띵동도 원하는 공간을 꾸려가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겠죠. 그 결심에는 자원과 노동이 필요하니까요. 띵동 이사와 인테리어에 소요된 비용이 모금으로 충당된다고 알고 있어요. 네이버 해피빈 모금이 이제 막 50%를 넘겼다던데, 저도 띵동에 약간의 정기기부를 하고 있지만 원래 품은 아는 사람들끼리 조금 더 내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이사 이후에도 공간을 꾸려나가는 데에 계속 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금에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네이버 해피빈 모금 한 130% 정도로 마칠 수 있게 해주셨으면! 저도 조금 보태겠습니다.
연대의 마음으로 띵동 인테리어에 흔쾌히 함께해주신 팀 ‘석운동’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더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를 만나게 될 앞으로의 띵동을 응원해주세요!
[긴급모금 ~4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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